도종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마지막 잎새 2010. 11. 7. 11:38



 





가 사랑하는 당신은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이 세상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 말고
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이기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세상 흐르는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