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아침..

커피 연가 / 설란 백덕순

마지막 잎새 2011. 6. 13. 01:18


 

 

 

 



커피 연가 

 

 설란 백덕순 
 
지금 이 시간
커피는 마시기 위해
준비하는 것만은 아니다

나보다 더 뜨거운 커피는
정갈한 찻잔에 알알이 녹아
황홀한 향기로 채워지고

걸어온 발자취마다
하얗게 바래버린 흔적들은
빈 가슴 채워주는 역사가 된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 한잔의 사랑과
커피 한잔의 추억과
커피 한잔의 고독과

나만의 색깔로 얼룩진
고운 날의 기억과 슬픔은
진한 향수로 다가와 아롱거리고

식지 않은 찻잔에
향기로 젖은 입술 자국
빨갛게 녹아 내려도 좋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