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안도현

그대 잘가라 / 정호승

마지막 잎새 2011. 7. 27. 09:31

 

          그대 잘가라

          정호승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먼 강바람 속으로 흔적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야
          뒤돌아 보지 말고 그대 잘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