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왜 그럴까, 우리는 / 이해인

마지막 잎새 2011. 10. 3. 06:38

 

 

 

          왜 그럴까, 우리는
          이해인


          자기의 아픈 이야기
          슬픈 이야기는
          그리도 길게 늘어놓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아픈 이야기
          슬픈 이야기에는
          전혀 귀기울이지 않네
          아니, 처음부터 아예
          듣기를 싫어하네

          해야 할 일 뒤로 미루고
          하고 싶은 것만 골라 하고
          기분에 따라
          우선 순위를 잘도 바꾸면서
          늘 시간이 없다고 성화이네

          저 세상으로 떠나기 전
          한 조각의 미소를 그리워하며
          외롭게 괴롭게 누워 있는 이들에게도
          시간 내어주기를 아까워하는

          건강하지만 인색한 사람들
          늘 말로만 그럴듯하게 살아 있는
          자비심 없는 사람들 모습 속엔
          분명 내 모습도
          들어 있는 걸
          나는 알고 있지

          정말 왜 그럴까
          왜 조금 더
          자신을 내어놓지 못하고
          그토록 이기적일까,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