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이름

이젠, 내가 울겠습니다 / 강재현

마지막 잎새 2012. 1. 19. 04:13







 

이젠, 내가 울겠습니다
강재현



웃을 일보다 울어야 할 일이 많은 날들 중에
어쩌다 가끔 가뭄에 콩 나듯 웃을 일이 있어도
지상 어딘가에 내가 흘려야 할 눈물을 대신 흘리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마음껏 웃을 수가 없습니다

양지 바른 날보다 그늘이 더욱 많은 날들 중에
어쩌다 가끔 콩나물시루에서 숙주나물 자라듯
볕이 드는 날이 있어도 그 햇살의 무게만큼
지상 어딘가에 그늘이 되어 사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못내 그늘을 찾아 들어갑니다

나의 통곡보다 더 서러운 그대의 흐느낌을
내가 미처 알지 못하고 지나칠까 봐
차마 소리내어 울지 못하고 숨죽여 웁니다
이젠, 내가 다 울겠습니다
그대는 눈물 잊고 살아가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