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이름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 이현주

마지막 잎새 2012. 2. 28. 03:09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이현주



한 송이 이름없는 들 꽃으로
피었다가 지리라.
바람으로 피었다가 바람으로 지리라.

누가 일부러 다가와
허리 굽혀 향기를 맡아준다면 고맙고
황혼의 어두운 산 그늘만이
찾아오는 유일한 손님이어도 또한 고맙다.

홀로 있으면 향기는 더욱 맵고
외로움으로 꽃잎은 더욱 곱다.

하늘 아래 있어 새벽 이슬 받고
땅의심장에 뿌리 박아 숨을 쉬니
다시 더 무엇을 기다리랴.

있는 것 가지고 남김없이 꽃피우고
불어가는 바람 편에 말을 전하리라.

빈 들에 꽃이 피는 것은
보아 주는 이 없어도 넉넉하게 피는 것은
한 평생 홀로 견딘 그 아픔의 비밀로
미련없는 까만 씨앗 하나 남기려 함이라고..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피었다가 지리라.
끝내 이름없는 들꽃으로 지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