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잎새 2012. 5. 25. 09:05

 

 

 



비가
유하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비 오듯 그립습니다
한 방울의 비가 아프게 그대 얼굴입니다
한 방울의 비가 황홀하게 그대 노래입니다
유리창에 방울 방울 비가 흩어집니다
그대 유리창에 천갈래 만갈래로 흩어집니다
흩어진 그대 번개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흩어진 그대 천둥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내 눈과 귀, 작달비가 등 떠밀고 간 저 먼 산처럼
멀고 또 멉니다.
그리하여 빗속을 젖은 바람으로 휘몰아쳐가도
그대 너무 멀게 있습니다
그대 너무 멀어서 이 세상
물밀듯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빗발치게 그립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시집 *사랑하니까 괜찮아 *(그리운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