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원******

시골 다방에서 / 용혜원

마지막 잎새 2012. 7. 11. 04:29

 

 

 

시골 다방에서
용혜원


 


객지의 쓰린
가슴앓이를 달래려
문마저 삐꺽거리는
시골다방에서
커피를 청한다

무슨 맛이 이럴까
어떻게 이런 맛을
낼 수 있을까
신통하기도 하다
같은 커피일 텐데
맛이 너무나 형편이 없다

값싼 화장품으로
그려놓은 얼굴을 한
주인 여자를 보다
웃고 말았다

커피 맛을 낼 생각보다는
온통 신경이
못생긴 얼굴에 몰렸으니
커피는 가마솥에 붙은
검정 맛을 낼 수밖에 없다

거울만 자꾸보는
쉰이 다 돼 보이는
여자가 왠지 불쌍해졌다
입가에 커피 맛이
자꾸 떫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