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혜******

사랑굿 12

마지막 잎새 2012. 10. 18. 06:26



사랑굿 12
김초혜



빗장을 풀어
한 꿈을 모조리 내보내고
나를 동여매던 벌(罰)을 풀고
빛처럼 살아보자
아직도 끝나지 않은
연분이 있거들랑
태워버리고
풀어졌던 살들을
돌아오게 하여
현(鉉)을 울리게 하자

부러진 허리를
곧추세우고
죽었던 살을 깨워
뿌리를 돋게 하자

일제히 깨어난 빛이
허공에 걸린
불붙은 머리칼을
베어버릴 것이다
피멍을 닦아내고
늑골에 고인
자멸을 지져내며
푸른 살이
돋아나기를

기다리며 사는 거다.


*시집-사랑굿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