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이름

아름다움 / 오 세 영

마지막 잎새 2013. 2. 13. 01:04

 




아름다움
오 세 영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지만
아름다움이 제 수명을 다하기란
실로 어렵다

박물관 진열장
고미술품 코너를 가 보아라.
어떤 조각은 목이 달아났고
어떤 도자기는 몸에 금이 갔고 또 어떤
그림은 색채가 누우렇게 바래버렸다
미각으로 말하자면 아름다움이란
달콤한 꿀,
그것을 빨아먹지 않고
그토록 오래두고 쳐다만 볼 자는
없을 것이다

아름다움은
쉽게 깨진다.
美人薄命이란 말이 있지 않던가.
입 안에 털어 넣은,
옷 벗긴 알몸의 사탕 한 개조차도
혀로 찬찬히 녹여 빨아먹지를 못하고
바싹
치아로 깨트려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