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사랑하니까 괜찮아

희망을 위하여 / 곽재구

마지막 잎새 2013. 2. 19. 00:14

 

 



희망을 위하여

곽재구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팔을 놓지 않으리
너를 향하는 뜨거운 마음이
두터운 네 등 위에 내려앉는

겨울날의 송이눈처럼 너를 포근하게
감싸 껴안을 수 있다면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져
네 곁에 누울 수 없는 내 마음조차 더욱

편안하여 어머니의 무릎잠처럼
고요하게 나를 누일 수 있다면



그러니 결코 잠들지 않으리
두 눈을 뜨고 어둠 속을 질러오는
한세상의 슬픔을 보리
네게로 가는 마음의 길이 굽어져
오늘은 그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네게로 가는 불빛 잃은 발걸음들이
어두워진 들판을 이리의 목소리로 울부짖을지라도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손을 풀지 않으리






*시집 -사랑하니까 괜찮아-(설레는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