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정영복
꽃잎은 겨우
한 계절을 살면서도
세상에 죄 지은 일
하나 없는 양
언제 보아도
해맑게 웃는 얼굴이다
잠시 살다가
총총 사라지는
가난한 목숨의
저리도 환한 미소
마음 하나
텅 비워 살면
나의 생에도
꽃잎의 미소가 피려나 
꽃잎 정연복
꽃잎처럼
스러질 목숨이라면
꽃잎처럼
살기로 하자
이 세상 무수히 많은
꽃잎들 중의
이름 없는 하나로
살기로 하자
나는 나의 꽃으로
너는 너의 꽃으로
세상의 어느 모퉁이
한 점 빛이 되기로 하자
이 짧은 목숨 마감하는
그 날까지
꽃잎처럼 순하게
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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