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윤******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아픔 / 서정윤

마지막 잎새 2014. 10. 14. 09:50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아픔
서정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너는 저질렀다
마지막 말을 하고 돌아서는 너도
나보다 더 큰 상처를 안고 있었기에,
그런 너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건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아픔이었다

단순하고 쉬운 인간이
취할 수 있는 최상의 사랑은
새로운 날개를 펄럭이며 떠나고
너를 잡지 않은 것으로 나는
일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짓을 했다

한 번 쪼개진 것은
다시 합치길 싫어하는 성질을
지닌다고 배운 화학시간
쓸데없는 상상이 나의 생명을 갉아먹고
너의 일이 끝나고
이제는 내가 움직일 때이지만
어디서 뭘 하는지 알고 싶어도
두려움에 전화기를 열었다간 덮었다
내 존재의 이유를 잊어버렸다
사랑이 깨진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