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이름

아무도 몰래 / 강은교

마지막 잎새 2014. 11. 28. 10:29





아무도 몰래
강은교


이런 날에는 아무도 몰래 그 떨림을 만지고 싶네
빛을 향하여 오르는 따뜻한 그 상승의 감촉
이런 날에는 아무도 몰래 그 떨림의 문을 열어보고 싶네

문안에 피어 있을 붉은 볼 파르르 떠는 파초의 떨림
이런 날에는 아무도 몰래 그 떨림에 별똥별 하나 던져 넣고 싶네
닿을 듯 닿지 않는 그 추락의 별똥별을, 추락의 상승이라든가 추락의 불멸을

이런 날에는 아무도 몰래 떨리는 추락의 눈썹에 빗방울 하나 매달고 싶네
그 빗방울 스러질 무렵이면
돌아오는 귀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