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왜 등뒤에서 불어오는가 / 나희덕 ㅂr람은 왜 등뒤에서 불어오는가 ㄴr희덕 바람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순간 눈이 멀 것만 같아 몸을 더 낮게 웅크리고 엎드려 있었다 떠내려가기 직전의 나무 뿌리처럼 모래 한 알을 붙잡고 오직 바람이 지나가기만 기다렸다 그럴수록 바람은 더 세차게 등을 떠밀었다 너를 날려버릴 거야 .. 사랑이란 이름 2012.09.26
기억의 자리 / 나희덕 기억의 자리 나희덕 어렵게 멀어져간 것들이 다시 돌아올까봐 나는 등을 돌리고 걷는다 추억의 속도보다는 빨리 걸어야 한다 이제 보여줄 수 있는 건 뒷모습뿐, 눈부신 것도 등에 쏟아지는 햇살뿐일 것이니 도망치는 동안에만 아름다울 수 있는 길의 어귀마다 여름꽃들이 피어난다 키를 .. 사랑이란 이름 2012.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