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해질 무렵 어느 날 / 이해인

마지막 잎새 2010. 10. 6. 06:16

 
해질 무렵 어느 날 / 이해인
고뇌의 쓴잔을 마셔본 자가 
꽃지고 난 뒤
바람 속에 홀로 서서
씨를 키우고
씨를 날리는 꽃나무의 빈집
쓸쓸해도 자유로운
그 고요한 웃음으로
평화로운 빈 손으로
 
 나도 모든 이에게
살뜰한 정 나누어주고
그 열매 익기 전에
떠날 수 있을까
 
 만남보다
빨리오는 이별 앞에
삶은 가끔 눈물겨워도
아름다웠다고 고백하는
해질 무렵 어느 날.
애틋하게 물드는
내 가슴의 노을빛 빈집.

'이해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해의 선물 / 이해인  (0) 2010.10.08
밝은 얼굴 / 이해인  (0) 2010.10.07
향기로운 하루를 위한 편지 / 이해인  (0) 2010.10.01
꿈일기 / 이해인  (0) 2010.09.30
가까운 행복 / 이해인  (0) 2010.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