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겹게 사랑하는 마음 / 이외수 눈물겹게 사랑하는 마음 이외수 별이며 새며 꽃과 나비에도 모두 사람의 마음이 실려 있고 집과 길과 전신주와 쓰레기통 속에도 누군가의 마음이 실려 있다 길섶에서 자라는 보잘 것 없는 풀꽃 하나라도 부디 눈물겹게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자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우리가.. 이외수******* 2014.09.23
여름엽서 / 이외수 여름엽서 이외수 오늘 같은 날은 문득 사는 일이 별스럽지 않구나 우리는 까닭도 없이 싸우고만 살아왔네 그 동안 하늘 가득 별들이 깔리고 물소리 저만 혼자 자욱한 밤 깊이 생각지 않아도 나는 외롭거니 그믐밤에도 더욱 외롭거니 우리가 비록 물 마른 개울가에 달맞이꽃으로 혼자 피.. 이외수******* 2014.09.02
약속 / 이외수 약속 이외수 그대는 오지 않았다 사랑이 깊을수록 상처도 깊어 그리움 짙푸른 여름 한나절 눈부시게 표백되는 시간 가로질러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음악으로 멀어지는 강물소리 시집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중 이외수******* 2014.08.21
일몰 / 이외수 일몰 이외수 어릴 때부터 누군가를 막연하게 기다렸어요 서산머리 지는 해 바라보면 까닭없이 가슴만 미어졌어요 돌아보면 인생은 겨우 한나절 아침에 복사꽃 눈부시던 사랑도 저녁에 놀빛으로 저물어 간다고 어릴 때부터 예감이 먼저 와서 가르쳐 주었어요. 이외수******* 2014.07.08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 이외수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이외수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 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만만치 않은 .. 이외수******* 2014.06.22
그대를 보내고 / 이외수 그대를 보내고 이외수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우리들 사랑도 속절없이 저물어 가을날 빈 들녘 환청같이 나지막히 그대 이름 부르면서 스러지는 하늘이여 버리고 싶은 노래들은 저문강에 쓸쓸히 물비늘로 떠돌게 하고 독약 같은 그리움에 늑골을 적시면서 실어증을 앓고 있는 실삼나무 작.. 이외수******* 2014.05.23
찔레꽃 / 이외수 찔레꽃 이외수 마음으로만은 사랑을 할 수 없어 밤마다 편지를 썼었지 서랍을 열면 우울한 스무살 가슴앓이 死語들만 수북히 쌓여 있었지 입대하기 전날 아무도 몰래 편지를 모두 잘게 찢어 그대 집 담벼락에 깊이 묻고 다시는 그리워하지 않으리 나는 바삐 걸었네 황산벌 황사바람 속에.. 이외수******* 2014.05.09
회복기 / 이외수 회복기 이외수 나는 이제 사랑을 믿지 않는다 망초꽃 지천으로 흔들리는 벌판 그대 모습 보이지 않고 종일토록 구름 한 장으로 머물러 기다리던 젊은날 나는 이제 그리움도 믿지 않는다 어느 새 아름다운 언약들은 망실되고 깊어지는 손금 속으로 저물어 가는 세상 선명한 이름은 선명한.. 이외수******* 2014.05.04
흔들림 / 이외수 흔들림 이외수 바람 불 때 흔들리는 목숨들은 흔들리는 목숨대로 그만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살아가나니 잔설 녹는 산비탈 봄날은 깊어 바람도 없는 한나절 꿀물같이 흐르는 햇살에 허리 적시고 산벌들 날개소리에도 흔들리는 싸리꽃. 이외수******* 2014.04.25
어느 가로수의 日記에서 / 이외수 어느 가로수의 日記에서 이외수 다시 어둠이 내립니다 도시에는 어둠이 내리면 안식보다 외로움이 먼저 찾아듭니다 별은 보이지 않습니다 폐병을 앓는 달 하나 기력 없는 얼굴로 떠오릅니다 하나님 제가 진실로 당신이 말씀으로 지으신 한 그루 나무라면 왜 제 영혼 속에는 아직 단 한 .. 이외수******* 2014.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