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것은 /문정희 사랑하는 것은... 문정희 사랑하는 것은 창을 여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가 오래오래 홀로 우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슬픈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합니다." 풀꽃처럼 작은 이 한마디에 녹슬고 사나운 철문도 삐걱 열리고 길고 긴 장벽도 눈 녹듯 스러.. 시집/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 2014.04.08
열애 / 신달자 열애 신달자 손을 베었다 붉은 피가 오래 참았다는 듯 세상의 푸른 동맥속으로 뚝뚝 흘러내렸다 잘 되었다 며칠 그 상처와 놀겠다 일회용 벤드를 묶다 다시 풀고 상처를 혀로 쓰다듬고 딱지를 떼어 다시 덧나게 하고 군것질하듯 야금야금 상처를 화나게 하겠다 그래 그렇게 사랑하면 열.. 시집/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 2011.12.07
어느 사랑의 기록 / 남진우 어느 사랑의 기록 남진우 사랑하고 싶을 때 내 몸엔 가시가 돋아난다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은빛 가시가 돋아나 나를 찌르고 내가 껴안는 사람을 찌른다 가시 돋친 혀로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핥고 가시 돋친 손으로 부드럽게 가슴을 쓰다듬는 것은 그녀의 온몸에 피의 문신을 새기는 일 .. 시집/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 2011.08.12
사랑의 역사 / 이병률 사랑의 역사 이병률 왼편으로 구부러진 길, 그 막다른 곳에 긁힌 자국 여럿입니다 깊다 못해 수차례 스치고 부딪힌 한두 자리는아예 음합니다 맥없이 부딪쳤다 속상한 마음이나 챙겨 돌아가는 괜한 일들의 징표입니다 나는 그 벽 뒤에 살았습니다 잠시라고 믿고도 살고 오래라 믿.. 시집/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 2011.08.10
서귀포 / 이홍섭 서귀포 이홍섭 울지 마세요 돌아갈 곳이 있겠지요 당신이라고 돌아갈 곳이 없겠어요 구멍 숭숭 뚫린 담벼락을 더듬으며 몰래 울고 있는 당신, 머리채 잡힌 야자수처럼 엉엉 울고 있는 당신 섬 속에 숨은 당신 섬 밖으로 떠도는 당신 울지 마세요 가도 가도 서쪽인 당신 당신이라고 돌아갈.. 시집/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 2011.08.04
세상의 등뼈 / 정 끝별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 시집/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 2011.08.03
저녁에 / 김광석 저녁에 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제 이렇게 많은 사람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 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시집/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 2011.07.25
갈증이며 샘물인 / 정현종 갈증이며 샘물인 정현종 너는 내 속에서 샘솟는다 갈증이며 샘물인 샘물이며 갈증인 너는 내 속에서 샘솟는 갈증이며 샘물인 너는 내 속에서 샘 솟는다 시집/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 2011.07.18
목숨의 노래 / 문정희 목숨의 노래 문정희 너 처음 만났을 때 사랑한다 이 말은 너무 작았다 같이 살자 이 말은 너무 흔했다 그래서 너를 두곤 목숨을 내걸었다 목숨의 처음과 끝 천국에서 지옥까지 가고 싶었다 맨발로 너와 함께 타오르고 싶었다 죽고 싶었다 Still Loving You~! 시집/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 2011.07.01
내 사랑은 / 문정희 내 사랑은 문정희 세상에서 가장 순수하고 가장 조용하게 오는 것이 사랑 이라면 나는 너를 사랑한 것이 아니다. 나는 너와 전쟁을 했었다. 내 사랑은 언제나 조용하고 순수한 호흡으로 오지 않고, 태풍이거나 악마를 데리고 왔으므로. 나는 그날부터 입술이 까맣게 타들어 가는 뜨거운 .. 시집/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 2011.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