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기대어 / 도종환 나무에 기대어 도종환 나무야 네게 기댄다 오늘도 너무 많은 곳을 헤맺고 많은 이들 사이를 지나왔으나 기댈 사람 없었다 네 그림자에 몸을 숨기게 해다오 네 뒤에 잠시만 등을 기대게 해다오 날은 이미 어두워졌는데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왔다는 걸 안다 네 푸른 머리칼에 얼굴을 묻고.. 도종환******* 2013.09.04
우리의 만남은 / 이정하 우리의 만남은 이정하 우리의 처음 만남은 오늘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언젠가 어느 곳에서인가 서로를 모른 채 스쳐 지나가듯 만났을지도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때는 서로가 낯 모르는 사람으로 눈길이 마주쳤어도 전혀 낯선 사람으로 여겨 서로 무관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 이정하******* 2013.07.24
나의 것도 누구의 것도 아닌 것 / 박흥준 나의 것도 누구의 것도 아닌 것 박흥준 그대 떠난다고 해서 그것으로 마지막이라고 말하지 말자 앞으로 얼마든지 그어질 내 삶의 수많은 선들 슬픔으로 인해 잠시 엉켜졌을 뿐 우리의 영혼만, 가슴만 잠시 불편할 뿐 원래 그리움과 슬픔과 이별은 나의 것도 그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베르.. 박흥준·박노해 2013.06.28
한순간 머물다 떠나는 사랑 / 용혜원 한순간 머물다 떠나는 사랑 용혜원 그대 나에게 한순간 머물다 떠난다 하여도 온몸과 온 영혼을 다하여 사랑했습니다 그대 한번 웃기만 해도 행복했는데 그대 한번 껴안아 주면 부러울 것이 없었는데 그 모든 자취 가시가 되어 내 마음을 찔러옵니다 그대 언제나 나와 함께하겠다 하던 .. 용혜원****** 2013.06.19
수채화로 그린 절망 1 / 서정윤 수채화로 그린 절망 1 서정윤 내가 묻기도 전에 해는 서산에 진다. 시간의 질문들이 줄지어 따라간다. 결국 그대는 흑백사진의 한 장면으로 기억의 한쪽 면을 차지할 것이다. 영혼을 학대하기 위해 육신을 팽개쳐 버린 모습으로 내 앞에 섰을 때 나는 그대의 고통을 읽기에 앞서 가슴 아리.. 서정윤****** 2013.05.15
비야, 그녀를 아물게 해라 / 황인숙 비야, 그녀를 아물게 해라 황인숙 그녀는 비를 바라본다 대기를 하염없이 쓰다듬으며 떨어지는 비 그녀는 빗방울을 바라본다 빗방울은 바닥에 떨어져 하얗게 부서진다 그녀의 눈은 빗방울을 흠뻑 빨아들이고 그녀의 코는 흠씬 비 냄새를 들이켠다 향기로운 비! 生을 간질이는 빗소리 비 .. 사랑이란 이름 2013.01.13
그리움이란 것은 / 배은미 그리움이란 것은 배은미 그리움이란 것은 마음 안에 이는 간절한 소망과도 같이 한 사람에 대한 따스한 기다림의 시작입니다 그 한 사람에게 구비 구비 굽어진 길 그 길을 트는 마음의 노동입니다 그리움이란 것은 그렇게 마음을 잡고 한 사람을 사랑하겠다는 것입니다 일어나 밥을 먹는.. 사랑이란 이름 2012.11.29
소망의 시 3 소망의 시 서정윤 3 가끔은 슬픈 얼굴이라도 좋다, 맑은 하늘 아래라면. 어쩌다가 눈물이 굴러 떨어질지라도 가슴의 따스함만으로도 전해질 수 있다, 진실은. 늘 웃음을 보이며 웃음보다 더 큰 슬픔이 내 속에 자랄지라도 <웃음>만을 보이며 그대를 대하자. 하늘도 나의 것이 아니고 .. 서정윤****** 2012.09.29
소망의 시 2 소망의 시 서정윤 2 스쳐 지나는 단 한 순간도 나의 것이 아니고 내 만나는 어떤 사람도 나는 알지 못한다. 나뭇잎이 흔들릴 때라야 바람이 분다는 것을 느낄수 있고, 햇빛조차 나와는 전혀 무관한 곳에서 빛나고 있었다. 살아 있음이 어떤 죽음의 일부이듯이 죽음 또한 살아 있음의 연속.. 서정윤****** 2012.09.13
내게 말해 주십시요 / 용혜원 내게 말해 주십시오 용혜원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 거리를 방황하던 때가 그리 멀지 않았는데 지금은 사랑에 가담해 헤어나오기를 싫어하니 사랑의 감미로움이 나를 눈멀게 하였습니다 내게 말해 주십시오 그대의 사랑을 내게 말해 주십시오 나를 향한 그대의 고백을 그대의 이름이 나의.. 용혜원****** 2012.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