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연가 / 이해인 소나무 연가 이해인 늘 당신에게 기대고 싶었지만 기댈 틈을 좀체 주지 않으셨지요 험한 세상 걸어가라 홀로서기 일찍 시킨 당신의 뜻이 고마우면서도 가끔은 서러워 울었습니다 한결같음이 지루하다고 말하는 건 얼마나 주제 넘은 허영이고 이기적인 사치인가요 솔잎 사이로 익어가는 .. 시집/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2014.10.28
6월의 장미 / 이해인 6월의 장미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 이해인****** 2013.06.07
나도 모르는 기도 / 이해인 나도 모르는 기도 이해인 수십 년 기도해도 기도가 제일 어려운 것 당신은 아시지요? 어느 날은 아무리 큰 잘못이라도 누구라도 모두 용서하고 싶은 넓고 큰 마음이 되었다가 또 어느 날은 아무리 작은 잘못이라도 누구라도 용서하고 싶지 않은 좁고 작은 마음이 되는 것도 알고 계시지요.. 이해인****** 2012.10.15
사랑하는 것은 / 이해인 ㅅr랑ㅎr는 것은 이해인 사랑하는 것은 창을 여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가 오래오래 홀로 우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슬픈 것입니다. 그러나 "ㅅr랑합니다." 풀꽃처럼 작은 이 한 마디에 녹슬고 사나운 철문도 삐걱 열리고 길고 긴 장벽도 눈 녹듯 스러.. 이해인****** 2012.10.04
꽃샘바람 / 이해인 꽃샘바람 이해인 속으론 나를 좋아하면서도 만나면 짐짓 모른체하던 어느 옛친구를 닮았네 꽃을 피우기 위해선 쌀쌀한 냉랭함도 꼭 필요한 것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얄밉도록 오래 부는 눈매 고운 꽃샘바람 나는 갑자기 아프고 싶다 -시집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이해인****** 2012.09.11
앞치마를 입으세요 / 이해인 앞치마를 입으세요 이해인 삶이 지루하거든 앞치마를 입으세요 꽃밭에 물을 줄 땐 꽃무늬의 앞치마를 부엌에서 일을 할 땐 줄무의의 앞치마를 청소하고 빨래할 땐 물방울 무늬의 앞치마를 입어보세요 흙냄새 비누냄새 반찬냄새 그대의 땀냄새를 풍기며 앞치마는 속삭일 거예요 그대의 .. 이해인****** 2012.05.31
가난한 새의 기도 / 이해인 가난한 새의 기도 이해인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이해인****** 2012.05.23
당신이 보고 싶은 날 / 이해인 당신이 보고 싶은 날 이해인 요즘엔 당신이 더욱 보고 싶습니다. 지척인 당신을 두고서도 보지 못한다는 것이 마음 한구석을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운 마음에 견딜 수 없을 때면 이런 상상을 합니다. '당신이 꿈이였으면....' 당신이 꿈이였으면 꿈 속에 들어가서 당신을 만날 수 있을.. 이해인****** 2012.03.21
비밀 / 이해인 비밀 이해인 겹겹이 싸매 둔 장미의 비밀은 장미 너만이 알고 속으로 피흘리는 나의 아픔은 나만이 안다 살아서도 죽어가는 이 세상 비인 자리 이웃과 악수하며 웃음 날리다 뽀얀 외롬 하나 구름으로 뜨는 길 누가 알까 꽃밭에 불밝힌 장미의 향기보다 더 환히 뜨겁고 미쁜 목숨 하나 별.. 이해인****** 2012.03.10
편지쓰기 / 이해인 편ㅈi쓰ㄱI ㅇI해인 네가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가 발견하고 사랑하며 편지를 쓰는 일은 목숨의 한 조각을 떼어 주는 행위 글씨마다 혼을 담아 멀리 띄워 보내면 받는 이의 웃음소리 가까이 들려오네 바쁜 세상에 숨차게 쫓겨 살며 무관심의 벽으로 얼굴을 가리지 말고 때로는 조용히 편지.. 이해인****** 2012.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