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앓이 / 雪花 박현희
얄궂게 불어오는 소슬한 갈바람에 마른 가랑잎 모두 떨구고 부질없이 흩날리는 가을이면 왠지 모르게 더욱 외롭고 쓸쓸해지는 걸까요. 화려한 옷을 모두 발가벗은 채 힘없이 떨어져 뒹구는 낙엽만 봐도 괜스레 마음이 울적해지고 어디에도 부칠 곳 없는 허허로움에 누군가 톡 건드리기만 해도 금세라도 눈물이 펑펑 쏟아질 것만 같네요.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흐르고 삶의 연륜이 쌓여야 이렇듯 쓸쓸한 외로움의 가을 병을 별다른 마음의 동요 없이 평화로운 가을로 맞이할 수 있을까요. 해마다 맞이하는 아름다운 가을이지만 풍요로움이 넘치는 결실의 계절이기보다는 유독 가을을 앓는 내겐 가혹하리만큼 견디기 어려운 지독한 상실의 계절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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