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하*******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 이정하

마지막 잎새 2011. 2. 8. 22:51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이정하


        햇살이 맑아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비가 내려 그대가 또 생각났습니다.
        전철을 타고 사람들 속에 섞여 보았습니다.
        그래도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았습니다만 외려
        그런때일수록 그대가 더 생각나더군요.
         
          그렇습니다.
          숱한 날들이 지났습니다만,
          그대를 잊을 수 있다 생각한 날은
          하루도 없었습니다.
          더 많은 날들이 지나간대도 그대를
          잊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날 또한 없을겁니다.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일이라지만
          숱하고 숱한 날 속에서 어디에 있건
          무엇을 하건
          어김없이 떠오르던 그대였기에
          감히 내 평생 그대를 잊지 못하리라,
          잊지 못하리라 추측합니다.
           
          당신이 내게 남겨 준 모든 것들,
          하다못해 그대가 내쉬던 작은 숨소리
          하나까지도 내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는 것은
          이런 뜻은 아닐런지요.
          언젠가 언뜻 지나는 길에라도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스치는 바람편에라도 그대를 마주할 수 있다면
          당신께 모조리 쏟아부어 놓고...
          펑펑 울음이라도...
           
          그리하여 담담히 뒤돌아서기 위해섭니다.
          아시나요 지금 내 앞에는
          그것들을 돌려 줄 대상이 없다는 것
          당신이 내게 주신 모든 것들을 하나 남김없이
          들려 주어야 홀가분하게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아침엔
          장미꽃이 유난히 붉었습니다.
          그래서 그대가 또 생각났습니다.


           

          *한 사람을 사랑했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