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안도현

그대게게 가는 길 / 안도현

마지막 잎새 2011. 7. 25. 05:58

 

 

    그대에게 가는 길 
    안도현
    그대가 한 자락 강물로 내 마음을 적시는 동안
    끝없이 우는 밤으로 날을 지새우던 나는 들판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밤마다 울지 않으려고 괴로워하는
    별을 바라보았습니다. 
    오래오래 별을 바라본 것은 반짝이는 것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어느 날 내가 별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헬 수 없는 우리들의 아득한 거리 때문 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지상의 여기저기에 크고 작은 길들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해 뜨는 아침부터 노을 지는 저녁까지
    이 길 위로 사람들이 쉬지 않고 오가는 것은
    그대에게 가는 길이 들녘 어디엔가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