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한*******

러브 칸타타 / 김정한

마지막 잎새 2011. 9. 16. 06:56


 

    러브 칸타타 

     

    김정한 


    잊으라 했기에 그래서 당신을 잊으려 시간아 흘러라 빨리 흘러라 그랬지요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이 그렇게 흘러가면 잊힐 줄 알았지요
    그런데 시간마저 당신을 놓아주지 않더이다

    사무치도록 그리워 가슴에 담았던 당신 이름 세 글자
    몰래 꺼내기도 전에 눈물 먼저 흐르더이다

    당신 떠나고 간신히
    잊는 법...용서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 했는데……
    다시 찾아온 계절은 누군가 몰래 맡기고 간 베르테르의 편지를 안겨 주더이다
    당신을 사랑하던 봄...지운 줄 알았던 당신의 흔적은 곳곳에 문신처럼 박혀 있더이다

    잊으라 해서 그래서 잊힐 줄 알았던 당신을 향한 에로티시즘
    다시 찾아온 봄과 함께 바이러스처럼 전신으로 번져 나가더이다
    치명적인 러브 칸타타
    가늘게 떨리듯 호흡하는  그 목소리가 아직도 익숙한데
    나 어찌해야 합니까

    김정한신간 -길에서 사랑을 만나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