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아침..

눈 내리는 날 / 박해옥

마지막 잎새 2012. 1. 18. 05:57

 

 


눈 내리는 날
박해옥


육각형으로 고이 접은
수천 통 쪽지 편지
수신자 찾아 우왕 좌왕 날리다가
이 창가에 몇 잎 내려 안습니다

그곳도 사계절 꽃피고 지고
날 저물고 눈비오고 견딜만하다지만
참다가 참다가 더는 못 참아
울먹이며 쓴듯한 희다흰 사연

눈발은 점점 촘촘해져서
세상을 통채로 뭍을 듯 눈은 퍼붓고
이 생각 저 생각에
헐벗은 나무처럼 마음 갈출 곳 없는 밤입니다

그날의 비통했던 기억을 삭혀
그리움으로 가슴에 품기까지
그대 원망에 얼마나 힘들었는지요

보고 싶다고 쓰지말걸
지우다 다시 쓰고
금방 겪은 일처럼 또 뜨거움 복받혀
답장도 못쓰는데
눈은 어쩌라고 저리도 내리는가
절대적 내 그리움 이리 보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