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날 박해옥 육각형으로 고이 접은 수천 통 쪽지 편지 수신자 찾아 우왕 좌왕 날리다가 이 창가에 몇 잎 내려 안습니다 그곳도 사계절 꽃피고 지고 날 저물고 눈비오고 견딜만하다지만 참다가 참다가 더는 못 참아 울먹이며 쓴듯한 희다흰 사연 눈발은 점점 촘촘해져서 세상을 통채로 뭍을 듯 눈은 퍼붓고 이 생각 저 생각에 헐벗은 나무처럼 마음 갈출 곳 없는 밤입니다 그날의 비통했던 기억을 삭혀 그리움으로 가슴에 품기까지 그대 원망에 얼마나 힘들었는지요 보고 싶다고 쓰지말걸 지우다 다시 쓰고 금방 겪은 일처럼 또 뜨거움 복받혀 답장도 못쓰는데 눈은 어쩌라고 저리도 내리는가 절대적 내 그리움 이리 보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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