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사랑하니까 괜찮아

무수한 너 / 이승훈

마지막 잎새 2012. 3. 14. 00:15

 

 




무수한 너
이승훈


길을 가다가
문득 살펴보면
이 팔도
이 머리도
무수한 너로 덮인다
그렇다
내가
걷는 게 아니다
거리를 걸어가는 너
시장을 보러 가는 너
운전을 하는 너
친구들 속에서 더욱
외로워지는 너
해질 무렵 유리창에
물고기를 그리는 너
편지를 쓰는 너
기다리는 너
돌아눕는 너
그런 네가
나를 이룬다
나를 이루고
나를 부수고
다시 이루는
끝없이 돌아가는
무수한 너!




*사랑하니까 괜찮아-4장 그리운 겨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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