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짧은 노래 / 류시화

마지막 잎새 2012. 3. 22. 00:06

 

 

 

짧은노래
류시화



벌레처럼

낮게 엎드려 살아야지
풀잎만큼의 높이라도 서둘러 내려와야지
벌레처럼 어디서든 한 철만 살다 가야지
남을 아파하더라도
나를 아파하진 말아야지
다만 무심해야지
올 일이 있어도 벌레의 울음만큼만 울고
허무해도
벌레만큼만 허무해야지
죽어서는 또

벌레의 껍질처럼 그냥 버려져야지


-시집'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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