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 두고

마지막 잎새 2012. 5. 3. 14:55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 두고
이외수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 감싸 안으며
나지막히
그대 이름을 부른다

살아 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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