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이름

사랑의 지옥 / 유하

마지막 잎새 2013. 4. 26. 01:44

 




사랑의 지옥

유하



정신없이 호박꽃 속으로 들어간 꿀벌 한 마리
나는 짓궂게 호박꽃을 오므려 입구를 닫아버린다
꿀의 주막이 금새 환멸의 지옥으로 뒤바뀌었는가
노란 꽃잎의 진동이 그 잉잉거림이
내 손끝을 타고 올라와 가슴을 친다

그대여, 내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나가지도 더는 들어가지도 못하는 사랑
이 지독한 마음의 잉잉거림
난 지금 그대 황홀의 캄캄한 감옥에 갇혀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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