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윤******

아침의 기도 / 서정윤

마지막 잎새 2014. 1. 2. 12:35

 

 

 

 

 

아침의 기도
서정윤

 



빛 속을 걸었다 영혼의 울림만 종소리처럼 번져 나갈 그 날을 맞으면
시간의 축은 사라지리라 그래, 이제 더욱 가까워졌어.
약속의 그날을 기다리면서도 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었지.
자꾸만 나타나는 징후들이 두려워지는 나는 그들과 함께 흙이 되어 누워있을 나 자신을 본다

자신을 태운 불길로
주변의 생명을 밝히는 나무
새들의 순수와 사랑의 손길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해주었어.

신이여 나는 두렵습니다. 나무에서 막 떨어진 낙엽처럼 길거리를 뒹굴며
어디에선가 한줌 부식토가 되어 풀뿌리를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신이여,
내 흩어지는 영혼을 잡아주소서. 미처 준비하지 못한 기름의 등잔으로 그날을 맞이하는
초라함을 가려 주소서. 먼저 손 내밀지 못했던 자존심과 망설이던 주저함을 진작
버리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해 주소서

해 떠오르는 아침이
오늘 다르게 느껴지는 건
약속의 그날이 더욱 가까워졌기 때문이라고
다시 새로운 하늘이 열리어
기쁨과 슬픔이 제자리를 찾아갈 것을
나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서정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들꽃에게 / 서정윤  (0) 2014.02.04
홀로서기 / 서정윤  (0) 2014.01.30
겨울 해변가에서 /서정윤  (0) 2013.12.05
그대에게 / 서정윤   (0) 2013.11.27
밤풍경 / 서정윤  (0) 2013.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