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윤******

겨울바람 1 / 서정윤

마지막 잎새 2014. 10. 24. 00:25

 




겨울바람 1
서정윤


추웠다
그 겨울에서 가장 추운 바람이
우리의 아픈 데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용서하고 싶었다
아무도 그의 허락없인
울지 못해도, 우리들은
빈틈없이 그 겨울을 채우고 있었다.

바람이 아팠다
나는 모래처럼
그 바람에 무너지고 있었다
흔들어 버리고 싶은 하늘
도저히 나의 것이 될 수 없는
하늘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바로 그 소리였다
방금 헤어진 소리로 나는
떨리고 있었다
내가 용서할 수 있는 건
바람뿐이었다
그는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울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살아 있었다
아직 사랑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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