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등 / 류시화 류시화 누가 죽었는지 꽃집에 등이 하나 걸려 있다 꽃들이 저마다 너무 환해 등이 오히려 어둡다 어둔 등 밑을 지나 문상객들은 죽은 자보다 더 서둘러 꽃집을 나서고 살아서는 마음의 등을 꺼뜨린 자가 죽어서 등을 켜고 말없이 누워 있다 때로는 사랑하는 순간보다 사랑이 준 상처를 생각하는 순간.. 류시화******* 2010.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