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 / 안도현 참회안도현 내가 술로 헝클어져서 집으로 돌아오는 어둔 길가에 개나리꽃이 너무 예쁘게 피어 있었지요한 가지 꺽어 들고는 내 딸년 입술 같은 꽃잎마다 쪽,쪽 뽀뽀를 해댔더랬지요 왠걸 아침에 허겁지겁 나오는데 간밤에 저질러버린 다시는 돌이키지 못할 내 잘못이 길바닥에 노랗게 점점이 피를 뿌려놓은 것을 그만 보고 말았지요 개나리야 개나리야 나는 고쳐야 할 것이 너무 많은 인간이다 인간도 아니다 정호승·안도현 2011.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