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맞으며 비를 맞으며 서정윤 살아있다는 것으로 비를 맞는다 바람조차 낯선 거리를 서성이며 앞 산 흰 이마에 젖는다 이제 그만 흘러가는 대로 맡겨두자 보리의 눈물이 그칠 때까지 태양은 숨어있고 남루한 풀잎만 무거워진다 숨어있는 꽃을 찾아 바람에 치이는 구름 낮은 자리에 우리는 오늘도 .. 서정윤****** 2013.02.18
그대 가는 길 그대 가는 길 잠시 고여 있다 가게 나고 이우는 한평생 흔들리다 갔어도 저무는 강 풀잎처럼 흔들리다 갔어도 바람의 꺼풀 벗겨 풀잎이 만든 이슬처럼 어디 한 곳쯤은 고여 있다 가게 귀기울였다 가게 이 넓은 세상 뿌리내리진 못했어도 씨앗 하나 이 땅 위에 쓸쓸히 떨어지는 소리 한번.. 도종환******* 2011.09.13
마지못해 피는 꽃이 되지 마십시요 마지못해 피는 꽃이 되지 마십시요 골짜기에 피어난 꽃에도 향기가 있고 버림받은 잡초 더미 위에도 단비가 내립니다 온실 속에 사랑받는 화초가 있는가 하면 벌판에서 혹한을 견뎌내는 작은 들꽃이 있습니다 무참하게 짓밟히는 이름없는 풀잎 하나도 뭉개지는 아픔의 크기는 우리와 똑같습니다 계.. *좋은글***** 2011.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