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아침..

그리움으로 부치는 가을편지 / 雪花 박현희

마지막 잎새 2010. 10. 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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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내가 당신을 만난 건 
        단풍잎이 빨갛게 물들던 
        늦가을 어느 날이었던가요.
         
        지난밤 내린 소슬한 가을비에 촉촉이 젖은 채 
        길바닥에 떨어져 나뒹구는 
        겹겹이 쌓인 단풍잎이 하도 고와 
        빨간 단풍잎 한 장을 주워 
        책갈피에 끼워 고이 접어 두었지요.
         
        곱디고운 단풍잎에 그리움 싣고 
        당신이 내게 오시려고 
        그날따라 붉게 물든 단풍잎이 
        그리도 고왔나 봅니다.
         
        내 안에 당신을 담은 가을은 
        해가 바뀌고 철이 바뀌어 
        또 이렇게 같은 계절을 
        몇 번이나 되풀이해 맞이하는군요.
         
        숱한 세월 뒤로 한 지금에도 
        여전히 하얀 그리움으로 자리한 당신에게 
        이 가을 어느 하늘 아래에서 
        나처럼 살아갈 당신의 행복을 빌며 
        내게 남은 마지막 사랑을 실어 
        그리움으로 부치는 가을 편지를 띄워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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