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겨울 일요일 / 도종환

마지막 잎새 2011. 1. 4. 02:17

 

 

 

 

       

      겨울 일요일 도종환

       

       

      진눈깨비가 별빛을 끄을고 내려와 부서진다. 짝이던 모든 것들도 땅으로 사붓사붓 내리고 하늘은 더욱 어두웠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눈이라 가르친다. 술에 취한 채 성당엘 나가신 아버지를 생각한다 용서하라 용서하라고 진눈깨비가 내린다 이 땅에 내려 아주 짧은 동안 빛깔을 간직하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눈들을 바라본다 창밖으로 구을며 용서하라 용서하라고 바람도 밤을 재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