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일요일 도종환
진눈깨비가 별빛을 끄을고 내려와 부서진다.
짝이던 모든 것들도 땅으로 사붓사붓 내리고
하늘은 더욱 어두웠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눈이라 가르친다.
술에 취한 채 성당엘 나가신 아버지를 생각한다
용서하라 용서하라고 진눈깨비가 내린다
이 땅에 내려 아주 짧은 동안 빛깔을 간직하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눈들을 바라본다
창밖으로 구을며 용서하라 용서하라고
바람도 밤을 재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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