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하*******

사랑해서 외로웠다

마지막 잎새 2011. 5. 27. 11:48






      사랑해서 외로웠다

                     이정하


      나는 외로웠다.
      바람 속에 온몸을 맡긴
      한 잎 나뭇잎.때로 무참히 흔들릴 때,
      구겨지고 찢겨지는 아픔보다
      나를 더 못 견디게 하는 것은
      나 혼자만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는
      외로움이었다.

       

       

      어두워야 눈을 뜬다.
      혼자일 때, 때로 그 밝은 태양은
      내게 얼마나 참혹한가.
      나는 외로웠다.

      어쩌다 외로운 게 아니라
      한순간도 빠짐없이 외로웠다.

       

      그렇지만 이건 알아다오.
      외로워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라는 것.
      그래, 내 외로움의 근본은 바로 너다.
      다른 모든 것과 멀어졌기 때문이 아닌
      무심히 서 있기만 하는 너로 인해,
      그런 너를 사랑해서 나는,
      나는 하염없이 외로웠다.



       

       

'이정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  (0) 2011.06.05
참으로 두려운게 시간 입니다  (0) 2011.06.01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0) 2011.05.26
작은 기도  (0) 2011.05.16
내가 왜 몰랐던가 / 이정하  (0) 2011.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