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안도현

참회 / 안도현

마지막 잎새 2011. 12. 18. 06:09






참회
안도현


 

 


내가 술로 헝클어져서
집으로 돌아오는 어둔 길가에
개나리꽃이 너무 예쁘게 피어 있었지요

한 가지 꺽어 들고는
내 딸년 입술 같은 꽃잎마다
쪽,쪽 뽀뽀를 해댔더랬지요
왠걸
아침에 허겁지겁 나오는데
간밤에 저질러버린
다시는 돌이키지 못할 내 잘못이
길바닥에 노랗게 점점이 피를 뿌려놓은 것을
그만 보고 말았지요
개나리야
개나리야
나는 고쳐야 할 것이 너무 많은
인간이다 인간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