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한*******

나를 꼭 잊고 싶다면 / 김정한

마지막 잎새 2011. 12. 30. 06:36


 

나를 꼭 잊고 싶다면
김정한

나를 꼭 잊고 싶다면
조금씩 지워가며 잊어주시기를

나를 꼭 지우고 싶다면
한꺼번에 삭제 버튼을 누르지 마시고
당신을 흔들어놓았던 메일을 한 줄씩 지워 가시기를
바라옵건대

그저, 당신에게 용서를 구할 것이 있다면
허락받지 않고 당신을 사랑한 죄밖에 없으니
가끔씩 당신이 그리우면
당신에 대한 기억 몇 자락만이라도 몰래 끄집어내어
혼자만이라도 웃고 또 울며 추억할 수 있게
새털만큼 가벼운 흔적만이라도 남겨 두시기를

나를 꼭 잊고 싶다면
조금씩 지워가며 잊어주시기를


김정한신간 -길에서 사랑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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