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이름

그 곳에 가면 / 蓮興 / 김경태

마지막 잎새 2012. 1. 15. 03:21

 


 

그 곳에 가면
蓮興 / 김경태

 
얼굴에 비친 거울
앞이 안 보인다
서슬 퍼런 날이 정곡을 파고 들면
회오리 바람처럼 휘돌고 간
발자취가 가엽다

언제나 꽝인 꿈 속에서
질러대는 주먹마다
허공의 허리춤에 놀아나고
새벽 서리만 차갑게
백발에 내려 겨울을 추스린다

연민의 끄나풀에 목이 매여
긴 터널의 심장으로 들어갈 때
희미한 한줄기 슬픔이
흥건한 등줄기를 쓸어내고
한낱 버려지는 존재로
터덜터덜 걸음을 뗀다

어둠은 나에게 이미 빛이 되었는가
설익은 발버둥은 아직도 어린양이다
그 곳에 가면 아마도
내가 가졌던 모든 시간들이
별이 되어 빛나리라
알알이 영그는 그리움이 빛을 내리라
그 때까지 살아 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