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이름

허망에 관하여 / 김남조

마지막 잎새 2012. 9. 18. 00:10



 

 

 

 

 

 

 

 

 

 

 

 

 

 

 

 

 

 

 

 

 

 

 

 

허망에 관하여

김남조




내 마음을 열
열쇠꾸러미를 너에게 주마
어느 방 어느 서랍이나 금고도
원하거든 열거라

그러하고 무엇이나 가져도 된다
가진 후 빈 그릇에
허공부스레기쯤 담아 두려거든
그렇게 하여라

이 세상에선
누군가 주는 이 있고
누군가 받는 이 있다

받아선 내다버리거나
서서히 시들게 놔두기도 한다
이런 이 허망이라 한다

허망은 삶의 예삿일이며
이를테면 사람의 식량이다

나는 너를
허망의 짝으로 선택했다

너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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