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이름

텅빈 거리에서 / 문향란

마지막 잎새 2012. 9. 16. 00:18






텅 빈 거리에서

 문 향 란




텅 빈 거리에 내가 서 있으면
더이상 빈 공간은 아닐 게다.
쉽게 잊혀지는 초라한 그림자 하나로
꽉차 보이는 이 곳에 서서
침묵과 동행하며 고독을 즐기고
아픈 듯 웃으며, 지나간 추억을 회상하며
나대로의 기댈 곳을 찾는다.
내가 이 곳을 떠나면

또다시 텅 빈 거리.
누군가 다녀간 흔적도 없이
남아 있을 이 곳.

어쩌면 나의 영혼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될지도 모르겠다.
너무 넓나?
나의 작은 모습에 비해
너무 크지 않나?
아무렴 어떠리.
텅 빈 거리에 주저앉아
나의 그림자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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