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사랑하니까 괜찮아

말하지 않는 말 / 유안진

마지막 잎새 2013. 2. 26. 00:02

말하지 않는 말

 

 

말하지 않는 말
유안진




말하고 나면 그만
속이 텅 비어버릴까봐
나 혼자만의 특수성이
보편성이 될까봐서
숭고하고 영원할 것이
순간적인 단맛으로 전락해버릴까봐서
거리마다 술집마다 아우성치는 삼사류로
오염될까봐서

'사랑한다' 참 뜨거운 이 한마디를
입에 담지 않는 거다
참고 참아서 씨앗으로 영글어
저 돌의 심장 부도 속에 고이 모셔져서
뜨거운 말씀의 사리가 되어라고.




시집*사랑하니까  괜찮아* (설레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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