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사랑하니까 괜찮아

사랑 / 김지하

마지막 잎새 2013. 3. 4. 01:02

 

 

 


사랑
김지하




누굴 보듬어 안을 만큼
팔이 길었으면 좋겠는데
팔이 몸통 속에 숨어서
나오기를 꺼리니


손짓도 갈고리마저 없이
견디는 날들은 끝도 없는데
매사에 다 끝이 있다 하니
기다려볼 수밖에


한 달 짧으면
한 달 길다 했으니


웃을 수밖에
커다랗게 웃어
몸살로라도 다가가
팔 내밀어 보듬어볼 수밖에.




*시집 -사랑하니까 괜찮아- (설레는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