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준·박노해

거짓말 / 박흥준

마지막 잎새 2013. 6. 17. 00:30




거짓말
박흥준


혼자가 편하다는 말처럼
심한 거짓말도 없습니다
애초에 태어날 때부터
둘이서 살게끔 만들어졌는데
혼자가 편하다니요?

믿을 수 없는 자기 넋두리라구요?
그럼 무엇 때문에
눈물이 반쯤 차오른 눈으로
뒷모습을 바라다보고
자기가 싫다고 떠나간 사람의 사진을
왜 하루에 몇 번씩이나 보는
어리석은 짓을 합니까?
그래도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겠다구요?
그러면 낯설지 않은 전화번호 다이얼을
무엇 때문에 매일
할일없이 돌렸다가 끊습니까?

자, 이래도
혼자가 편하다는 말이 나옵니까?
그것 보세요, 혼자 살 수 있다는 말처럼
허전한 거짓말은 없는 겁니다.





'박흥준·박노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것도 누구의 것도 아닌 것 / 박흥준  (0) 2013.06.28
거룩한 사랑 / 박노해  (0) 2013.06.24
길 잃은 날의 지혜 / 박노해  (0) 2013.06.14
꿈은 / 박노해  (0) 2013.04.29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0) 2012.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