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이름

냉정하신 하느님께 / 정현종

마지막 잎새 2013. 12. 31. 13:22

 

 




냉정하신 하느님께
정현종


지난 해는
참 많이도 줄어들고
많이도 잠들었습니다 하느님
심장은 줄어들고
머리는 잠들고
더 낮을 수 없는 난장이 되어
소리 없이 말 없이
행복도 줄었습니다
그러나 저 납작한 벌판의 찬 흙 속에
한 마디 말을 묻게 해 주세요
뜬구름도 흐르게 하는 푸른 하늘다운
희망 한 가락은
얼어붙지 않게 해 주세요
겨울은 추울수록 화려하고
길은 멀어서 갈 만하니까요
당신도 아시지요만, 하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