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깊은 눈물 속으로 / 이외수 더 깊은 눈물 속으로 이외수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돌들이 보인다 결국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라고 흩날리는 물보라에 날개 적시며 갈매기 한 마리 지워진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파도는 목놓아 울부짖는데 시간이 거대한 시체로 .. 이외수******* 2014.03.03
놀 / 이외수 놀 이외수 이 세상에 저물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누군가가 그림자 지는 풍경 속에 배 한 척을 띄우고 복받치는 울음을 삼키며 뼈가루를 뿌리고 있다 살아 있는 날들은 무엇을 증오하고 무엇을 사랑하랴 나도 언젠가는 서산머리 불타는 놀 속에 영혼을 눕히리니 가슴에 못다한 말들이 .. 이외수******* 2014.02.13
1월 / 이외수 1월 이외수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위에 내가 서 있다 이제는 뒤돌아보지 않겠다 한밤중에 바람은 날개를 푸득거리며 몸부림치고 절망의 수풀들 무성하게 자라 오르는 망명지 아무리 아픈 진실도 아직은 꽃이 되지 않는다 내가 기다리는 해빙기는 어디쯤에 있을까 얼음 밑으로 소리 죽여 .. 이외수******* 2014.01.19
그대 아시나요 / 이외수 그대 아시나요 그대 아시나요 이외수 걸음마다 그리운 이름들이 떠올라서 하늘을 쳐다보면 눈시울이 젖었지요 생각하면 부질없이 나이만 먹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알 수 있지요 그리운 이름들은 모두 구름 걸린 언덕에서 키 큰 미루나무로 살아갑니다 바람이 불면 들리시나요 그대 이.. 이외수******* 2013.05.13
흐린 세상 건너기 / 이외수 흐린 세상 건너기 이외수 비는 예감을 동반한다. 오늘쯤은 그대를 거리에서라도 우연히 만날는지 모른다는 예감.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엽서 한 장쯤은 받을지 모른다는 예감 그리운 사람은 그리워하기 때문에 더욱 그리워진다는 사실을 비는 알게 한다. 이것은 낭만이 아니라 아픔이다. 이외수******* 2013.02.04
아무도 가지 않는 길 위에 내가 서 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 위에 내가 서 있다 이외수 이제는 뒤돌아보지 않겠다 한밤중에 바람은 날개를 푸득거리며 몸부림치고 절망의 수풀들 무성하게 자라 오르는 망명지 아무리 아픈 진실도 아직은 꽃이 되지 않는다 내가 기다리는 것은 해빙기는 어디쯤에 있을까 얼음 밑으로 소리 죽여 .. 이외수******* 2012.08.01
한세상 사는 것 한세상 사는 것 이외수 그대여 한세상 사는 것도 물에 비친 뜬구름 같도다 가슴이 있는 자 부디 그 가슴에 빗장을 채우지 말라 살아 있을때는 모름지기 연약한 풀꽃 하나라도 못견디게 사랑하고 볼 일이다. 이외수******* 2012.06.15
인연 인연 이외수 안개꽃은 싸락눈을 연상시킵니다 그대가 싸락눈 내리는 날 거리에서 고백도 하기 전에 작별한 사랑은 어느 날 해묵은 기억의 서랍을 떠나 이 세상 어딘가에 안개꽃으로 피어나게 됩니다 아무리 방황해 보아도 겨울은 끝나지 않습니다 불면 속에서 도시는 눈보라에 함몰하고.. 이외수******* 2012.05.28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 두고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 두고 이외수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 감싸 안으며 나지막히 그대.. 이외수******* 2012.05.03
비오는 날 달맞이 꽃에게 비오는 날 달맞이 꽃에게 이외수 이 세상 슬픈 작별들은 모두 저문 가에 흐르는 물소리가 되어라 머리 풀고 흐느끼는 갈대밭이 되리라 해체되는 시간 저 편으로 우리가 사랑했던 시어들은 무성한 실삼나무 숲이 되어 자라 흐르고 목메이던 노래도 지금쯤 잦은 채로 떠돌다 바다에 닿았으.. 이외수******* 2012.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