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사랑하라 한번도상처받지 않은것처럼

不醉不歸 / 허수경

마지막 잎새 2010. 12. 2. 23:40





          不醉不歸

                               허 수 경



          어느 해 봄그늘 술자리였던가
          그때 햇살이 쏟아졌던가
          와르르 무너지며 햇살 아래 헝클어져 있었던가 아닌가
          다만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은 없다


          마음들끼리는 서로 마주보았던가 아니었는가
          팔 없이 안을 수 있는 것이 있어
          너를 안았던가
          너는 경계없는 봄그늘이었는가


          마음은 길을 잃고
          저 혼자
          몽생취사하길 바랐으나
          가는 것이 문제였던가, 그래서
          갔던 길마저 헝클어뜨리며 왔는가 마음아


          나 마음을 보내지 않았다
          더는 취하지 않아
          갈 수도 올 수도 없는 길이
          날 묶어
          더 이상 안녕하기를 원하지도 않았으나
          더 이상 안녕하지도 않았다


          봄그날 아래 얼굴을 묻고
          나 울었던가
          울기를 그만두고 다시 걸었던가
          나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만 없다






          혼자 가는 먼집
          -사랑하니까 괜찮아...제3장 아픈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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