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사랑하라 한번도상처받지 않은것처럼

사람의 여행

마지막 잎새 2010. 11. 15. 03:15


     


    사람의 여행


    박흥준



    사람이 만든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이 만든
    인습의 거리를 걷고
    형식이 만든 제도에 얽매인
    정거장에 잠시 섰습니다
    뒤돌아볼 틈도 없이 떠나온
    길고 긴 여행이었습니다

    싫건 좋건
    마냥 가야 할 길 도중엔
    사람이 만든 사람을 만나
    서로가 사람임을 알려주며
    무척이나 신비한 듯 바라보며
    끝도 알 수 없는
    여행길의 동행을 제의하겠지요
    마냥 즐거운 듯 휘바람도 부르겠지만
    사실은 나와 같은 길을 걸어온
    같은 사람일 뿐입니다

    사람의 말을 하고 사람의 행동으로
    잘만 하면 서로 끌어주며 당겨주고
    같이 떠나겠지요




    -시집'처음 만난 그느낌 그대로'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