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

사랑은 야채 같은 것 / 성미정

마지막 잎새 2010. 12. 9. 02:30


  



사랑은 야채 같은 것
성미정
(그대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변하겠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씨앗을 품고 공들여 보살피면
언잰가 싹이 돋는 사랑은 야채 같은것

그래서 그녀는 그도 야채를 먹길 원했다
식탁 가득 야채를 차렸다
그러나 그는 언재나 오이만 먹었다

그래 사랑은 야채 중에서도 오이 같은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야채뿐인 식탁에 불만은 가졌다
그녀는 할 수 없이 고기를 올렸다
그래 사랑은 오이 같기도 하고 고기 같기도 한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의 식탁엔 점점 많은 종류의 음식이 올라왔고
그는 그 모든 걸 맛있게 먹었다

결국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사랑은 그가 먹는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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